시마노 EP8 모터 탑재한 2021 메리다 e원식스티

자생투어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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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바꾼 설렘과 기쁨

 

21년형 메리다 e원식스티 500.  시마노 EP8 모터로 업그레이드되고 배터리는 다운튜브에 수납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뒷바퀴는 구형과 같은 27.5인치인데 앞바퀴는 29인치로 커진 것도 달라진 점이다  

모델명 그대로 160mm 트래블을 자랑하는 앞 서스펜션 포크. 락샥 35 골드 RL 모델이다. 앞타이어 폭은 순정이 2.4인치인데 뒷타이어와 같은 2.6인치로 바꾸었다. 18년식은 앞뒤 2.8인치의 초광폭이었다   

5년만에 자전거를 바꿨다. 원래 타던 모델은 2018년식 메리다 e원식스티였는데 이번에 같은 모델 2021년식으로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

메리다 e원식스티만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 메리다 MTB만 15년 이상 타고 있는데 전기 이전에는 나인티식스와 원트웬티를 오랫동안 탔다. 모델명의 숫자는 서스펜션 트래블을 뜻하며 숫자가 커질수록 트래블이 길어져 올마운틴에 가까워진다. 메리다 MTB는 디자인과 성능이 발군이면서 가성비도 좋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자이언트와 함께 세계 자전거시장의 양대산맥으로 군림하는 메리다의 신뢰성과 브랜드 파워도 강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월간 자전거생활 창간 이후 휴간 중인 지금까지 한 번도 끊이지 않고 후원해주고 있는 메리다 공식수입사 오디바이크에 대한 고마움도 큰 몫을 한다.

정들었던 18년식 e원식스티. e원식스티는 2017년 처음 등장했으니 초기 모델이다. 배터리가 다운튜브 위에 외장되고 앞뒤 27.5인치에 2.8인치 광폭 타이어를 달았다. 이 모델은 풀서스펜션 eMTB의 모범이 된다   

올마운틴 전기자전거 e원식스티는 2017년에 처음 등장했다. 원식스티의 풀서스펜션 시스템은 이미 최고 성능을 인정받은 상태였고, 여기에 시마노가 야심차게 개발한 전기 구동계인 E8000을 탑재해 놀라운 성능과 내구성을 발휘했다. 올마운틴급 전기자전거의 등장에 긴가민가 했던 소비자들은 e원식스티의 성능과 안정성에 신뢰를 보냈고 판매는 급물쌀을 타면서 풀서스펜션 eMTB의 모범으로 떠올랐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수많은 상을 수상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에 자극받은 다른 브랜드에서도 비슷한 설계의 올마운틴 eMTB를 연달아 선보이면서 올마운틴급 풀서스펜션이 eMTB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e원식스티는 연식에 따라 다양한 모델이 있으며 21년식에서 500은 가장 아랫등급이다. 풀 알루미늄 프레임을 썼고 구동계 등급을 낮춰 가격은 합리적이지만 고급형에 비해 1kg 이상 무겁다. 메리다 본사는 대만에 있으나 고급형 모델은 독일 연구소에서 개발된다 

올마운틴 장르는 말 그대로 풍성한 서스펜션 트래블을 토대로 다양한 산악 트레일을 돌파할 수 있는 모델을 말한다. 도로와 평지, 임도까지도 섭렵 가능한 전천후 바이크라고 할 수 있다.

처음 e원식스티를 타고 산악코스를 탔을 때의 경험을 잊을 수 없다. 160㎜의 넉넉한 트래블과 27.5인치 휠셋에 앞뒤 2.8인치의 광폭타이어는 예전의 다운힐 모델에 필적하니 기본 스펙부터 압도적이다. 여기에 시마노 E8000 모터는 70Nm(뉴턴미터)의 엄청난 토크를 발휘했다. 이는 오래전 나왔던 경차 티코 엔진의 토크(7.3kg·m. 뉴턴미터는 kg·m의 10배 수치와 비슷)에 버금가는 힘이다. 최고 어시스트 파워인 부스트 모드에서는 어떤 급경사도 힘들지 않고 돌파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놀랐다.

504Wh 배터리는 다운튜브에 단단히 고정되어 거친 라이딩에도 조금의 문제가 없었다. 주행거리는 평지 80~90km, 산악은 50~60km가 거뜬하니 추가로 구입한 배터리를 휴대하면 어떤 코스나 장거리도 겁날 것이 없었다. 이후 신제품이 계속 쏟아졌으나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상태였고 나이가 들면서 자연히 따라온 체력저하로 인해 포기했던 산악라이딩을 재개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니기 바빴다.

시마노 최초의 MTB 전동구동계인 E8000보다 부피가 줄고 가벼워진 EP8. 최대토크가 70Nm에서 85Nm으로 높아지고 작동음도 조용해졌다  

결국 눈이 돌아가는 순간이 왔다. 사용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배터리 성능이 떨어졌고 어쩔 수 없는 체력저하는 힘이 더 좋아진 모터에 눈을 가게 만든 것이다.

시마노는 2021년 성능을 개선한 전동구동계인 EP8을 내놓았다. 기존 E8000 대비 300g 무게가 줄었고 부피도 작아졌으며 최대토크는 85Nm으로 21.4% 높아졌다. 배터리 용량 역시 504Wh에서 630Wh로 25% 늘어났다. 메리다를 비롯한 완성차 브랜드는 탑튜브 외부에 돌출되었던 배터리를 탑튜브에 깔끔하게 내장하면서 외관이 한층 세련되고 전기자전거 ‘티’가 덜 나게 되었다. 다만 배터리가 길어지면서 별도의 휴대성은 떨어졌는데 이는 늘어난 용량이 어느 정도 보완해줄 것이다.

배터리는 다운튜브 안쪽에 수납되어 전기자전거 '티'가 나지 않고 물통케이지를 달 수 있게 되었다. 대신 탈착이 다소 번거롭다 

2023년에는 EP8에서 업그레이드된 EP801이 등장했고, 등급 나누기를 좋아하는 시마노는 그 아랫급으로 EP6와 E5000도 선보였다. EP801은 EP8의 토크와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개선한 모델이라 E8000과 EP8의 변화 정도에는 훨씬 미치지 못한다. 자동차의 풀체인지와 마이너체인지 차이랄까. 물론 보쉬 구동계도 있으나 메리다는 시마노 구동계만 적용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미루고 미루다 투병생활로 더욱 약해진 체력을 빌미 삼아 EP8을 처음 탑재한 2021년 e원식시티를 구매했다. 오랫동안 정들었던 18년식 친구를 떠나보내려니 마음이 아팠지만 세상사 만남과 이별은 가장 흔한 것… 순리로 받아들일 뿐이다.

앞바퀴가 커서 약간의 언밸럭스한 느낌을 주지만 돌파력과 주행성능은 향상되었다   

21년식에서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앞 29인치, 뒤 27.5인치로 서로 다른 바퀴를 사용한 것이다. 오랫동안 같은 크기의 동그라미 두 개를 봐와서인지 일단 디자인적으로 어색하게 느껴진다. 바퀴가 커지면 장애물 돌파력과 주행안정성이 좋아지지만 앞뒤 크기가 다르면 비상시를 대비한 예비튜브도 사이즈별로 휴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뒤에 알았지만 다행히 27.5인치와 29인치 호환 튜브가 나와 있어 이 문제는 해결되었다.

21년식은 최고급형인 9000부터 8000, 7000, 700, 575, 500 등 여러 가지 버전이 있으며 500은 가장 아랫등급이다. 500은 전체 알루미늄 프레임에 구동계 등급이 낮고 무게가 조금 무거울 뿐 디자인상의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배터리 열을 식혀주는, 헤드튜브 뒤쪽에 마련된 그릴 형태의 서모게이트가 없어 고급형 프레임과 차별된다.

리어 디레일러와 변속레버는 시마노 데오레 등급인데도 구형의 XT보다 작동이 유연하고 힘도 덜 든다  

확실히 좋아진 파워와 조용함

테스트를 해보니 확실히 파워가 좋아지긴 했다. 특히 가장 많이 사용하는 트레일 모드의 파워가 E8000보다 향상되어 업힐 부담이 줄었다. 대신 부스트 모드는 파워를 조금 낮춘 대신 전력소비를 줄여 보다 자주 쓸 수 있게 개선했다. E8000은 부스트 모드가 너무 강해 아무리 급경사라도 페달링에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될 정도였고 그만큼 전력소모가 많아 자주 쓰기 어려웠다. 이는 합리적인 개선이라고 생각한다.

모터 소음이 준 것도 마음에 든다. E8000은 소음이 다소 심해 전기자전거 티가 많이 났다면 EP8은 한층 조용해졌다.

구형보다 조금 커진 디스플레이. 왼쪽 상하 스위치로 어시스트 모드를 바꾸고 가운데 버튼은 레인지(주행가능거리), 주행거리(DST), 적산거리(ODO) 모드 변환용이다. 왼쪽 아래 작은 버튼은 라이트, 맨아래 레버는 가변식 시트포스트 용이다    

기어비 확대

크랭크 체인링은 34T로 같은데 스프라켓은 구형의 11-46T 11단에서 11-51T 11단으로 기어비가 확대되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51T는 엄청난 업힐 능력을 보증하는 듯하다. 부스트 모드의 파워가 준 대신 51T 기어를 추가한 것 같다. 실제 라이딩에서는 거의 쓸 일이 없을 정도이며 모터 파워가 높아져 평지에서는 9~11단 고단을 주로 사용하게 되고, 산악에서도 1, 2단을 쓸 일이 별로 없다.

카세트 스프라켓은 11~51T로 기어비가 확대되었다. 34T 체인링보다 훨씬 큰 51T 기어가 눈에 띈다 

가벼워진 변속감과 가변 시트포스트

앞서 타던 2018 e원식스 900은 시마노 XT 구동계였고 21년식은 두 등급이 낮은 데오레 구동계다. 성능에 살짝 의구심이 일었으나 변속감이 더 가볍고 부드러워 놀랐다. 변속레버를 누르는 힘도 덜 든다. 가변 시트포스트는 18년식의 경우 스위치가 불편하고 작동에 다소 힘이 들었다면 21년식은 한층 부드러워졌고 작동도 즉각적이어서 만족스러웠다.

가변식 시트포스트는 작동감이 한층 부드럽고 빨라졌고 스위치도 편해졌다  

물통 달기가 좋아졌다

18년식 모델에서 큰 불편 중 하나는 탑튜브 위에 배터리를 장착해 물통케이지 달 곳이 없다는 점이었다. 21년식에서는 이 문제가 해결되어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라이딩 도중에도 편하게 물통을 꺼내 마실 수 있음이 이렇게 행복할 줄이야. 물통이 하도 아쉬워 18년식의 경우 탑튜브 위쪽에 물통케이지를 억지로 매달았더니 고정이 잘 되지 않고 간혹 페달링도 간섭해서 불편했다.

앞뒤 샥은 락샥 제품이며 배터리가 다운튜브에 내장되어 물통케이지를 달 수 있게 되었다   

자체 라이트와 안전등

21년식은 자체 배터리를 사용하는 라이트가 기본으로 달려 있다. 라이트로 잘 알려진 리자인 제품으로 310루멘 밝기가 살짝 아쉽지만 배터리 절약을 감안하면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라이트가 기본으로 달려 있어서 예전처럼 별도의 라이트를 달거나 휴대할 필요가 없어져 핸들바에 달았던 가방을 빼고 탑튜브 가방만으로 소품 정리가 가능해졌다. 안전등은 USB 충전식이지만 라이트와 함께 기본 장비로 갖춘 점은 제조사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필수 안전장비인 라이트와 안전등은 이제 양산차에 기본으로 갖추는 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차체 배터리를 사용하는 310루멘 밝기의 리자인 라이트가 기본으로 달려있어 매우 편하다. 충전식 안전등도 기본 장비다   

모터 내장기어 잡음

구형 E8000에는 없던 소음이 모터에서 나는 것이 거슬린다. 모터 힘이 걸리고 풀릴 때 기어간의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소리인데 페달링을 시작하거나 멈출 때 난다. 낚시 릴을 비롯해 초기부터 기어로 유명한 시마노가 이런 실수를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지만 거슬릴 정도로 큰 소리나 충격은 아니어서 익숙해지니 괜찮아지긴 했다. 이 문제는 EP801에서 개선되었다고 한다.

 

배터리 분리 난감

배터리 분리가 불편한 것도 단점이다. 먼저 다운튜브 아래쪽을 가린 긴 커버를 분리하고 리어액슬에 끼어있는 렌치로 배터리를 풀어내야 한다. 탑튜브 가방을 매달아 둬서 커버를 분리하려면 가방 고정 벨크로를 먼저 풀어야 한다. 구형 배터리에 비해 단계가 많아지고 자세도 불편해서 웬만하면 분리하지 않게 된다. 예전에 스마트폰이 분리형 배터리를 쓰다가 일체형으로 바뀌는 과도기가 연상된다. 충전을 위해 자전거 통째로 콘센트 가까이 가야 한다는 것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무게감 

기본형 모델이라 제원상 M사이즈 기준 무게는 23.84kg(페달 미포함)으로 18년식 900(22.5kg)보다 오히려 1.3kg 무거워 들어 옮길 때 확연한 차이가 난다. 21년식 최고급형인 9000도 22.89kg으로 18년식 900보다 무겁다. 전기자전거는 모터가 지원해주니 무게에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는 해도 간혹 자동차에 싣거나 들어 옮겨야 할 때가 있어 다소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배터리 분리가 번거로워 무게감이 더한 측면도 있다.   

 

이 정도로 나의 새 애마가 된 21년식 e원식스티 품평을 정리하고자 한다. 형광빛 컬러는 처음에는 어색했으나 마침 가지고 있던 같은 색의 신발을 신으니 구색이 잘 맞고 시인성이 탁월해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매일 잠깐씩이라도 이 든든하고 멋진 친구와 함께 산과 들을 누빌 수 있는 것은 일상의 큰 행복이다.

글/사진 김병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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