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항만 입지와 절경의 해변
원산이 자리한 영흥만은 동해안에서 가장 깊고 크게 들어간 내만으로 최고의 항만 입지다. 호도반도와 갈마반도가 마치 두 팔로 감싸안는 듯한 바다, 그 사이에는 작은 섬들까지 천연의 방파제가 되어준다
원산은 남북을 통틀어 장장 2000km에 달하는 동해안 최고의 휴양 도시다. 이미 100년 전부터 휴양지로 유명했고 송도원과 명사십리는 동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꼽힌다.
원산에 명승지가 많고 최고의 해변 휴양지로 각광받는 데는 지형적 이유가 첫 번째다. 복잡한 리아스식 해안인 서해안이나 남해안과 달리 동해안은 해안선이 단순하고 높은 산이 바로 바다와 접해 절벽이 많아 아늑한 항만이 드물다.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고 파도까지 거세 편안한 물놀이장과는 거리가 있다. 이 때문에 동해안에 항구를 구축하려면 대규모 방파제를 지어야 한다.
원산은 한반도 동쪽에 움푹 들어간 동한만 가장 안쪽에 있고 갈마반도와 호도반도가 천연방파제를 이루는 영흥만을 호수처럼 품고 있다. 영흥만은 남북 28km, 폭 12km 정도로 포항 영일만의 4배에 달하고 한층 더 극적이면서 바다는 잔잔하고 수심도 최대 18m로 얕다. 호도반도와 갈마반도 사이에는 작은 섬들이 모여 있어 방파제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한다.
이런 천혜의 입지에 주목한 러시아는 1861년 원산항 개항을 요구했고, 러시아의 남하를 견제하던 일본은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부산에 이어 1879년 원산 개항을 성사시켰다. 인천 개항(1883년)보다 더 빠르고 상징적으로도 한반도 동해안을 대표하는 항구로 발전을 시작한 것이다.
넓은 솔밭을 끼고 있는 송도원해수욕장과 원산특각(맨위쪽) 일대. 세길역은 김정은 전용열차가 정차하는 곳으로, 그 왼쪽의 공지는 승마장이다. 김씨 일가 전용의 휴양시설인 원산특각은 송도원 북쪽에 대규모로 자리잡고 있다
남한의 해운대에 비견되는 송도원은 울창한 솔밭을 끼고 길이 1.5km, 폭 50~70m의 백사장이 형성되어 있다. 북한 최고의 바다 휴양지답게 송도원 주변에는 북한 최고위층을 위한 별장과 휴양시설이 밀집해 있으며, 김씨 일가 전용의 특각도 있다. 특각을 위한 전용역인 세길역과 승마장까지 조성했다. 북한 최고위층은 산악은 묘향산, 바다는 원산을 휴양지로 택한 것이다.
송도원이 시내 북쪽에 있다면 남쪽에는 갈마반도 동안에 장장 6km에 달하는 명사십리가 펼쳐진다. 원산갈마국제공항과 인접해 있으며 해안에는 대규모 리조트가 들어섰으나 현재는 유령도시처럼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 명사십리 해안 5km에 걸친 이 장대한 리조트는 국내에도 없는 규모로, 주민들의 굶주림을 대가로 만든 사상누각이자 아방궁이 아닐 수 없다.
장장 6km에 달하는 명사십리 해수욕장. 호도반도 전체에 걸쳐 있으며 대규모 관광리조트가 조성 중이다
명사십리에 조성중인 관광리조트. 무려 5km에 걸쳐 엄청난 규모의 시설이 해안에 도열하고 있다. 국내에도 없는 어마어마한 규모지만 도대체 누구를 위한 시설일까. 바로 뒤로 원산갈마국제공항의 활주로가 인접하고 있다
원산은 2008년 기준 인구가 36만으로 포항과 비슷하다. 시내에는 북한 최고의 조선소와 대규모 제철소가 있어서 공업도시 성격도 강하다. 둘 모두 그 터전은 일제가 남긴 적산이다. 이처럼 중요한 원산이기에 평양-원산 간 고속도로는 1978년 평양-남포 간과 함께 북한 최초로 개통되었다. 평양-원산 간은 196km이니 빨리 달리면 2시간에 주파 가능할 것이다. 원산에서 금강산까지 114km의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있어 통일 후에는 속초에서 70km만 연결하면 속초-원산 간이 180km로 가까워진다. 서울에서 추가령지구대를 통해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면 서울-원산 간은 190km 안팎일 것이다. 서울에서 2시간 거리이고 귀로에는 금강산을 들렀다가 속초를 경유해 귀경하는 여정이 각광받을 듯하다. 언제가 될지, 시점은 묻지 말기로 하자. 상상만으로도 설레고, 그런 열망을 공유한다면 기필코 실현되지 않을까.
글 김병훈 발행인
천혜의 항만 입지와 절경의 해변
원산이 자리한 영흥만은 동해안에서 가장 깊고 크게 들어간 내만으로 최고의 항만 입지다. 호도반도와 갈마반도가 마치 두 팔로 감싸안는 듯한 바다, 그 사이에는 작은 섬들까지 천연의 방파제가 되어준다
원산은 남북을 통틀어 장장 2000km에 달하는 동해안 최고의 휴양 도시다. 이미 100년 전부터 휴양지로 유명했고 송도원과 명사십리는 동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꼽힌다.
원산에 명승지가 많고 최고의 해변 휴양지로 각광받는 데는 지형적 이유가 첫 번째다. 복잡한 리아스식 해안인 서해안이나 남해안과 달리 동해안은 해안선이 단순하고 높은 산이 바로 바다와 접해 절벽이 많아 아늑한 항만이 드물다.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고 파도까지 거세 편안한 물놀이장과는 거리가 있다. 이 때문에 동해안에 항구를 구축하려면 대규모 방파제를 지어야 한다.
원산은 한반도 동쪽에 움푹 들어간 동한만 가장 안쪽에 있고 갈마반도와 호도반도가 천연방파제를 이루는 영흥만을 호수처럼 품고 있다. 영흥만은 남북 28km, 폭 12km 정도로 포항 영일만의 4배에 달하고 한층 더 극적이면서 바다는 잔잔하고 수심도 최대 18m로 얕다. 호도반도와 갈마반도 사이에는 작은 섬들이 모여 있어 방파제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한다.
이런 천혜의 입지에 주목한 러시아는 1861년 원산항 개항을 요구했고, 러시아의 남하를 견제하던 일본은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부산에 이어 1879년 원산 개항을 성사시켰다. 인천 개항(1883년)보다 더 빠르고 상징적으로도 한반도 동해안을 대표하는 항구로 발전을 시작한 것이다.
넓은 솔밭을 끼고 있는 송도원해수욕장과 원산특각(맨위쪽) 일대. 세길역은 김정은 전용열차가 정차하는 곳으로, 그 왼쪽의 공지는 승마장이다. 김씨 일가 전용의 휴양시설인 원산특각은 송도원 북쪽에 대규모로 자리잡고 있다
남한의 해운대에 비견되는 송도원은 울창한 솔밭을 끼고 길이 1.5km, 폭 50~70m의 백사장이 형성되어 있다. 북한 최고의 바다 휴양지답게 송도원 주변에는 북한 최고위층을 위한 별장과 휴양시설이 밀집해 있으며, 김씨 일가 전용의 특각도 있다. 특각을 위한 전용역인 세길역과 승마장까지 조성했다. 북한 최고위층은 산악은 묘향산, 바다는 원산을 휴양지로 택한 것이다.
송도원이 시내 북쪽에 있다면 남쪽에는 갈마반도 동안에 장장 6km에 달하는 명사십리가 펼쳐진다. 원산갈마국제공항과 인접해 있으며 해안에는 대규모 리조트가 들어섰으나 현재는 유령도시처럼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 명사십리 해안 5km에 걸친 이 장대한 리조트는 국내에도 없는 규모로, 주민들의 굶주림을 대가로 만든 사상누각이자 아방궁이 아닐 수 없다.
장장 6km에 달하는 명사십리 해수욕장. 호도반도 전체에 걸쳐 있으며 대규모 관광리조트가 조성 중이다
명사십리에 조성중인 관광리조트. 무려 5km에 걸쳐 엄청난 규모의 시설이 해안에 도열하고 있다. 국내에도 없는 어마어마한 규모지만 도대체 누구를 위한 시설일까. 바로 뒤로 원산갈마국제공항의 활주로가 인접하고 있다
원산은 2008년 기준 인구가 36만으로 포항과 비슷하다. 시내에는 북한 최고의 조선소와 대규모 제철소가 있어서 공업도시 성격도 강하다. 둘 모두 그 터전은 일제가 남긴 적산이다. 이처럼 중요한 원산이기에 평양-원산 간 고속도로는 1978년 평양-남포 간과 함께 북한 최초로 개통되었다. 평양-원산 간은 196km이니 빨리 달리면 2시간에 주파 가능할 것이다. 원산에서 금강산까지 114km의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있어 통일 후에는 속초에서 70km만 연결하면 속초-원산 간이 180km로 가까워진다. 서울에서 추가령지구대를 통해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면 서울-원산 간은 190km 안팎일 것이다. 서울에서 2시간 거리이고 귀로에는 금강산을 들렀다가 속초를 경유해 귀경하는 여정이 각광받을 듯하다. 언제가 될지, 시점은 묻지 말기로 하자. 상상만으로도 설레고, 그런 열망을 공유한다면 기필코 실현되지 않을까.
글 김병훈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