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끽! 동해 푸른 파도, 환상의 터널, 해변 숲길
밀려드는 파도 바로 옆을 달린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 시원한 바람, 바다와 송림의 조화... 행복한 공감각의 대향연이다
레일바이크도 자전거라고 한다면 이곳은 반드시 타봐야 한다. 아니, 자전거가 아니라 해도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타면 가장 좋은 곳이 바로 여기, 삼척해양레일바이크(이하 삼척레일바이크)다.
동해안을 따라 5.4km나 이어지는 구간은 자연과 인공미가 어우러지고, 새로운 풍광이 연이어 펼쳐지면서 1시간이 짧게 느껴진다. 전국에 20여 곳 있는 레일바이크를 대부분 타 본 경험으로 말하자면, 삼척레일바이크는 경관, 시설, 입지 모든 면에서 국내 최고다.
동해안 700km 중 가장 외지고 인구가 드문 곳은 삼척~울진 즈음이다. 삼척레일바이크는 삼척의 중부 해안인 궁촌항~용화항을 연결한다. 대개의 레일바이크는 폐철로를 활용하지만 이곳은 일제 때 동해중부선 철도를 부설하기 위해 다져놓은 부지를 이용했다. 코스는 내내 해변을 따라 가고, 터널 세 곳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궁촌정거장을 출발하면 추천 철교를 통과한다. 하천이 그리 크지 않아 스릴감은 특별하지 않다. 철교 통과 후에는 송림 밭으로 들어선다
레일바이크에서 바라본 궁촌해변. 저 멀리 바닷가 작은 마을이 궁촌이다
북쪽 기점 궁촌정거장은 궁촌해변 바로 옆에 있다. 출발하자마자 추천 철교를 통과하면 왼쪽으로 궁촌해변 백사장이 지척으로 펼쳐진다. 이어 원평해변 해송숲으로 들어가는데 숲길은 초곡쉼터까지 2km나 계속된다. 전체 레일바이크는 초곡쉼터에서는 10분 정도 쉬어가며, 전망데크와 포토존, 매점, 조형물 등이 있다.
레일바이크는 4인승 100대, 2인승 40대 규모로 대체로 평지여서 페달링에 큰 부담이 없고, 한번 속도를 받으면 관성으로 부드럽게 나간다. 1시간반 간격으로 양 정거장에서 일괄 출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바다 지척의 해송숲 구간은 장장 2km에 달한다 궁촌정거장에서 2km 가면 나오는 초곡쉼터. 여기서 모두 내려 10분 정도 쉬어간다초곡쉼터 인근 바위섬에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고 있다초곡쉼터의 아름다운 인어상
초곡쉼터를 지나면 갑자기 산이 앞을 막으면서 초곡1터널(185m)로 들어선다. 터널 입구에는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글씨와 당시 황 선수의 골인 사진이 걸려 있다. 이곳은 마라톤 영웅 황영조의 고향이기도 하다.
레일바이크 최고의 스릴은 터널 혹은 철교 통과인데, 갑자기 들어서는 어둠의 세계는 긴장과 더불어 기대감, 설렘을 급상승시킨다. 삼척레일바이크 매력은 바로 터널이다. 터널 내부를 화려하게 꾸며 빛의 제전을 연출한다. 짧은 초곡1터널에서 환성은 아직 이르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선수를 홍보하는 초곡1터널 입구
터널을 벗어나면 잠시 외부로 나오고, 왼쪽 언덕 위로 황영조기념공원이 보인다. 생존인물의 기념공원은 드문데,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몬주익 언덕에서 일본 선수를 제치고 금메달을 딴 황영조 선수를 기억한다면 고향에 조성된 이런 기념공원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손기정 이후 56년만의 한풀이였고, 급성장한 국력을 마라톤으로 세계에 알린 쾌거였다.
코스 중 클라이막스는 ‘신비(Fantasy)’ 간판을 걸고 거대한 상어 입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초곡2터널이다. 길이가 1,014m나 되고 형형색색 빛의 대향연은 가히 환상적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장대한 터널 속에서 천변만화 하는 불빛은 약간의 최면효과까지 발휘해 몽환경으로 이끈다. 앞뒤 차와 거리를 두면 홀로 굴속에 남겨진 듯 특별함이 더한다.
초곡2터널을 장식하는 빛의 제전
초곡2터널을 빠져나오자말자 곧장 용화터널(310m)로 진입한다. 숨 돌릴 틈 없는 터널의 연속에 눈은 이미 암적응이 되었지만 연속되는 빛의 향연에 동심으로 돌아가 현실감을 상실하고 만다.
살짝 내리막인 용화터널을 통과하면 바로 용화해변이 펼쳐지면서 종점인 용화정거장에 닿는다. 레일바이크 치고는 상당히 긴 5.4km를 근 1시간 동안 달렸건만 순식간에 지난 것 같아 되려 아쉬움이 남는다.
용화해변은 궁촌과는 달리 꽤 번화하다. 예쁜 펜션이 즐비하며 밀려드는 대양의 파도는 백사장에서는 쏴아~ 하며 잦아들고, 암초에는 철썩~ 하며 폭발하듯 파열음을 낸다. 저편에는 용화해변과 장호항을 잇는 해상케이블카가 바다를 건너고 있다. 레일바이크와 케이블카를 연이어 탄다면 동해를 심도 있게 만났다는 자족감을 만끽하게 된다.
용화정거장 직전의 초곡2터널
용화해변과 해상케이블카(뒤쪽의 원근 두 탑을 연결)
남단의 용화정거장
글/사진 김병훈 대표
tip
레일바이크는 북쪽 궁촌과 남쪽 용화 어디서든 출발이 가능하며, 돌아올 때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상시 운영이 아니라 오전 9시부터 1시간 반 간격으로 궁촌과 용화 정거장에서 각각 일괄 출발하며, 하루 5회 차가 있어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 것이 좋다. 편도 50분 소요. 2인승 2만5천원, 4인승 3만5천원(편도, 셔틀버스 포함). 문의 033-576-0656 oceanrailbike.com
대만끽! 동해 푸른 파도, 환상의 터널, 해변 숲길
밀려드는 파도 바로 옆을 달린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 시원한 바람, 바다와 송림의 조화... 행복한 공감각의 대향연이다
레일바이크도 자전거라고 한다면 이곳은 반드시 타봐야 한다. 아니, 자전거가 아니라 해도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타면 가장 좋은 곳이 바로 여기, 삼척해양레일바이크(이하 삼척레일바이크)다.
동해안을 따라 5.4km나 이어지는 구간은 자연과 인공미가 어우러지고, 새로운 풍광이 연이어 펼쳐지면서 1시간이 짧게 느껴진다. 전국에 20여 곳 있는 레일바이크를 대부분 타 본 경험으로 말하자면, 삼척레일바이크는 경관, 시설, 입지 모든 면에서 국내 최고다.
동해안 700km 중 가장 외지고 인구가 드문 곳은 삼척~울진 즈음이다. 삼척레일바이크는 삼척의 중부 해안인 궁촌항~용화항을 연결한다. 대개의 레일바이크는 폐철로를 활용하지만 이곳은 일제 때 동해중부선 철도를 부설하기 위해 다져놓은 부지를 이용했다. 코스는 내내 해변을 따라 가고, 터널 세 곳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궁촌정거장을 출발하면 추천 철교를 통과한다. 하천이 그리 크지 않아 스릴감은 특별하지 않다. 철교 통과 후에는 송림 밭으로 들어선다
레일바이크에서 바라본 궁촌해변. 저 멀리 바닷가 작은 마을이 궁촌이다
북쪽 기점 궁촌정거장은 궁촌해변 바로 옆에 있다. 출발하자마자 추천 철교를 통과하면 왼쪽으로 궁촌해변 백사장이 지척으로 펼쳐진다. 이어 원평해변 해송숲으로 들어가는데 숲길은 초곡쉼터까지 2km나 계속된다. 전체 레일바이크는 초곡쉼터에서는 10분 정도 쉬어가며, 전망데크와 포토존, 매점, 조형물 등이 있다.
레일바이크는 4인승 100대, 2인승 40대 규모로 대체로 평지여서 페달링에 큰 부담이 없고, 한번 속도를 받으면 관성으로 부드럽게 나간다. 1시간반 간격으로 양 정거장에서 일괄 출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바다 지척의 해송숲 구간은 장장 2km에 달한다 궁촌정거장에서 2km 가면 나오는 초곡쉼터. 여기서 모두 내려 10분 정도 쉬어간다초곡쉼터 인근 바위섬에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고 있다초곡쉼터의 아름다운 인어상
초곡쉼터를 지나면 갑자기 산이 앞을 막으면서 초곡1터널(185m)로 들어선다. 터널 입구에는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글씨와 당시 황 선수의 골인 사진이 걸려 있다. 이곳은 마라톤 영웅 황영조의 고향이기도 하다.
레일바이크 최고의 스릴은 터널 혹은 철교 통과인데, 갑자기 들어서는 어둠의 세계는 긴장과 더불어 기대감, 설렘을 급상승시킨다. 삼척레일바이크 매력은 바로 터널이다. 터널 내부를 화려하게 꾸며 빛의 제전을 연출한다. 짧은 초곡1터널에서 환성은 아직 이르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선수를 홍보하는 초곡1터널 입구
터널을 벗어나면 잠시 외부로 나오고, 왼쪽 언덕 위로 황영조기념공원이 보인다. 생존인물의 기념공원은 드문데,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몬주익 언덕에서 일본 선수를 제치고 금메달을 딴 황영조 선수를 기억한다면 고향에 조성된 이런 기념공원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손기정 이후 56년만의 한풀이였고, 급성장한 국력을 마라톤으로 세계에 알린 쾌거였다.
코스 중 클라이막스는 ‘신비(Fantasy)’ 간판을 걸고 거대한 상어 입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초곡2터널이다. 길이가 1,014m나 되고 형형색색 빛의 대향연은 가히 환상적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장대한 터널 속에서 천변만화 하는 불빛은 약간의 최면효과까지 발휘해 몽환경으로 이끈다. 앞뒤 차와 거리를 두면 홀로 굴속에 남겨진 듯 특별함이 더한다.
초곡2터널을 장식하는 빛의 제전
초곡2터널을 빠져나오자말자 곧장 용화터널(310m)로 진입한다. 숨 돌릴 틈 없는 터널의 연속에 눈은 이미 암적응이 되었지만 연속되는 빛의 향연에 동심으로 돌아가 현실감을 상실하고 만다.
살짝 내리막인 용화터널을 통과하면 바로 용화해변이 펼쳐지면서 종점인 용화정거장에 닿는다. 레일바이크 치고는 상당히 긴 5.4km를 근 1시간 동안 달렸건만 순식간에 지난 것 같아 되려 아쉬움이 남는다.
용화해변은 궁촌과는 달리 꽤 번화하다. 예쁜 펜션이 즐비하며 밀려드는 대양의 파도는 백사장에서는 쏴아~ 하며 잦아들고, 암초에는 철썩~ 하며 폭발하듯 파열음을 낸다. 저편에는 용화해변과 장호항을 잇는 해상케이블카가 바다를 건너고 있다. 레일바이크와 케이블카를 연이어 탄다면 동해를 심도 있게 만났다는 자족감을 만끽하게 된다.
용화정거장 직전의 초곡2터널
용화해변과 해상케이블카(뒤쪽의 원근 두 탑을 연결)
남단의 용화정거장
글/사진 김병훈 대표
tip
레일바이크는 북쪽 궁촌과 남쪽 용화 어디서든 출발이 가능하며, 돌아올 때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상시 운영이 아니라 오전 9시부터 1시간 반 간격으로 궁촌과 용화 정거장에서 각각 일괄 출발하며, 하루 5회 차가 있어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 것이 좋다. 편도 50분 소요. 2인승 2만5천원, 4인승 3만5천원(편도, 셔틀버스 포함). 문의 033-576-0656 oceanrailb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