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염수봉(816m)
▶ 영남알프스 최남단 봉우리
▶ 1분 끌바로 정상 도착
▶ 통도골 원시림 다운힐
(2022년 5월)
좁은 염수봉 정상과 초미니 정상석. 그만큼 덜알려지고 찾는 이가 드물다는 뜻이기도 하다. 뾰족한 향로산(979m) 오른쪽 뒤로 영남알프스의 상징 중 하나인 천황산(1189m)~재약산(1108m) 연봉이 보인다
산상 억새밭이 곳곳에 펼쳐진 낭만적 풍경으로 ‘알프스’와 비견되어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산악지대는 부산 지근거리에 있다. 최고봉인 가지산(1240m)을 위시해 1000m 이상 고산이 10개나 모여 있고, 밀양·양산·청도·울주·경주 5개 시군에 걸쳐 있어 지리산에 버금가는 광대한 면적을 자랑한다. 지역이 넓어 익히 알려진 산과 계곡 외에는 아직도 인적이 드문 외진 곳이 적지 않다.
영남알프스의 정확한 경역은 확정된 것이 없으나 남쪽은 밀양댐과 배태고개 선으로 인식된다. 염수봉(816m)은 바로 여기, 최남단에 솟은 봉우리다. 외곽에 위치하고 높이도 낮은 편이며 주변에 특별한 명소도 없어서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염수봉 일원에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추진되고 있기도 하다. 어쩌면 지금과 같은 오지의 모습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염수(鹽水) 즉, ‘소금물’이라는 이상한 이름은 산불방지를 위해 주민들이 소금단지를 산정에 묻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내석고개 올라가는 길. 아스팔트 포장은 되었으나 관리를 하지 않아 황폐화되고 있다. 맞은편 봉우리는 염수봉 제2봉(805m)
배내골 남단에서 출발
영남알프스의 핵심 봉우리인 천황산(1189m)과 신불산(1159m)~영축산(1081m) 사이에 깊고 길게 패인 배내골은 마치 동물의 뱃속 같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지만 한자로는 엉뚱하게 과일 ‘배’를 따서 이천(梨川)이 되었다. 염수봉은 이 배내골의 동남단에 솟아 있다.
배태고개로 막힌 배내골 남단에는 휴게소와 식당, 펜션이 모여 있다. 그 중심부인 배내사거리를 출발점으로 잡는다(고도 230m). 주차는 근처 휴게소나 식당에 하면 된다. 여기서 에덴밸리 방면으로 가다 염수봉을 넘어 통도골을 타고 배내골로 다시 내려올 것이다.
능걸산(783m) 정상부에 자리한 에덴밸리는 최남단에 있는 스키장이다. 스키장은 중북부 지방이상에만 있다는 편견을 깬 곳이긴 하지만 슬로프의 고도차와 길이는 소규모일 수밖에 없다.
고도 550m의 내석고개. 굴삭기 좌우로 길이 나 있는데 왼쪽은 염수봉 방향, 오른쪽은 양산시내 방면 내석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좁고 소박한 정상
배내사거리에서 에덴밸리 방향으로 2.7km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이 염수봉 가는 길로, 아스팔트길은 한동안 계속된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어 길은 황폐화되고 있다.
이윽고 능선에 올라서면 삼거리를 이룬 내석고개(550m)다. 고개를 넘어 직진하면 양산시내 방면 내석리로 내려가고, 염수봉은 왼쪽으로 가야한다. 온통 숲길이라 햇살이 잘 들지 않지만 조망도 막힌다. 염수봉 제2봉(805m) 허리를 돌아 정상을 향해 꾸준히 고도를 높여 간다. 마침 휴일이라 산악라이딩을 즐기는 몇 팀을 만났다. 지역 동호인들에게는 꽤 알려진 코스다.
정상 직전의 주능선 고개마루. 왼쪽 차단기 너머는 도라지고개~통도골 방면, 오른쪽 좁은 등산로가 정상 가는 길이다. 100m만 가면 정상이다
정상 직전의 고개마루에 도착한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고도차 30m, 거리는 100m 남짓. 그마저 반쯤은 라이딩이 가능하다. 잠시만 끌바를 하면 곧 정상에 도착한다.
좁은 정상에는 작은 표지석이 서 있고 주위에 나무가 많아 조망은 시원하게 트이지 않는다. 북쪽으로 영남알프스의 준봉들이 아득한 하늘금을 그리고, 울산시내 방면은 비교적 잘 보인다.
정상 북쪽 조망. 나무 우측으로 오룡산(951m)을 거쳐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줄달음친다. 오른쪽 아래 멀리 문수산(600m)~남암산(544m) 쌍봉 옆으로 울산시내가 희미하다
음습한 통도골
정상에서 내려와 북쪽으로 다운힐 하면 첫 번째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송전탑 관리용으로 얼마 가지 않아 길이 끊어진다. 주능선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대체로 등고선을 따라가다 도라지고개에 도착한다(780m). 여러 갈래의 등산로가 교차해 산악회 리본이 어지럽다. 여기서 능선 따라 계속 북진하면 오룡산(951m)~시살등(981m)을 거쳐 영축산으로 이어진다.
도라지고개(780m). 여기서 배내골 바닥까지 거리 6km, 고도차 550m의 장쾌한 다운힐이 시작된다
노면은 거칠지만 인적이 없어 질주하기에는 최적이다
이제 ‘에픽 다운힐’이 기다린다. 도라지고개에서 배내골 바닥까지, 길이 6km 고도차 550m의 장대한 다운힐이다. 노면이 거칠건, 멧돼지가 출몰하건 상관없다. 그것들이 방해하기 전에 거침없이 내달릴 것이다.
예상대로 길에는 인적이 아예 없다. 트레킹으로는 너무 길고 지루할 것이고 라이딩으로 업힐하기에도 부담스럽다.
통도골과 만나는 지점(고도 440m). 오른쪽 숲 아래가 바로 계곡이다
마침내 기나긴 다운힐이 끝나고 배내골로 내려선다. 선리 도토정 마을
한동안 내려가면 영남알프스의 숱한 골짜기 중에 특히 깊고 숲이 울창한 통도골에 이른다. 이름에서 보듯, 산 너머에는 통도사가 있다. 길은 통도골을 따라 고도를 낮춰가다 이윽고 선리 도토정 마을로 내려선다. 여기서 출발지인 배내사거리까지는 5.5km로 도로를 따라 느긋하게 움직이면 된다. 배내골이 너무 깊고 산은 너무 가까이 좁혀들어 지나온 봉우리와 능선, 골짜기는 보이지 않는다. 주행거리 23km, 누적고도는 741m다.
글/사진 김병훈 발행인
신비의 골짜기 배내골. 고산준령으로 둘러싸인, 깊고 길고 단절된 이색지대다
양산 염수봉(816m) 23km
양산 염수봉(816m)
▶ 영남알프스 최남단 봉우리
▶ 1분 끌바로 정상 도착
▶ 통도골 원시림 다운힐
(2022년 5월)
영남알프스의 정확한 경역은 확정된 것이 없으나 남쪽은 밀양댐과 배태고개 선으로 인식된다. 염수봉(816m)은 바로 여기, 최남단에 솟은 봉우리다. 외곽에 위치하고 높이도 낮은 편이며 주변에 특별한 명소도 없어서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염수봉 일원에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추진되고 있기도 하다. 어쩌면 지금과 같은 오지의 모습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염수(鹽水) 즉, ‘소금물’이라는 이상한 이름은 산불방지를 위해 주민들이 소금단지를 산정에 묻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내석고개 올라가는 길. 아스팔트 포장은 되었으나 관리를 하지 않아 황폐화되고 있다. 맞은편 봉우리는 염수봉 제2봉(805m)
배내골 남단에서 출발
영남알프스의 핵심 봉우리인 천황산(1189m)과 신불산(1159m)~영축산(1081m) 사이에 깊고 길게 패인 배내골은 마치 동물의 뱃속 같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지만 한자로는 엉뚱하게 과일 ‘배’를 따서 이천(梨川)이 되었다. 염수봉은 이 배내골의 동남단에 솟아 있다.
배태고개로 막힌 배내골 남단에는 휴게소와 식당, 펜션이 모여 있다. 그 중심부인 배내사거리를 출발점으로 잡는다(고도 230m). 주차는 근처 휴게소나 식당에 하면 된다. 여기서 에덴밸리 방면으로 가다 염수봉을 넘어 통도골을 타고 배내골로 다시 내려올 것이다.
능걸산(783m) 정상부에 자리한 에덴밸리는 최남단에 있는 스키장이다. 스키장은 중북부 지방이상에만 있다는 편견을 깬 곳이긴 하지만 슬로프의 고도차와 길이는 소규모일 수밖에 없다.
좁고 소박한 정상
배내사거리에서 에덴밸리 방향으로 2.7km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이 염수봉 가는 길로, 아스팔트길은 한동안 계속된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어 길은 황폐화되고 있다.
이윽고 능선에 올라서면 삼거리를 이룬 내석고개(550m)다. 고개를 넘어 직진하면 양산시내 방면 내석리로 내려가고, 염수봉은 왼쪽으로 가야한다. 온통 숲길이라 햇살이 잘 들지 않지만 조망도 막힌다. 염수봉 제2봉(805m) 허리를 돌아 정상을 향해 꾸준히 고도를 높여 간다. 마침 휴일이라 산악라이딩을 즐기는 몇 팀을 만났다. 지역 동호인들에게는 꽤 알려진 코스다.
정상 직전의 고개마루에 도착한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고도차 30m, 거리는 100m 남짓. 그마저 반쯤은 라이딩이 가능하다. 잠시만 끌바를 하면 곧 정상에 도착한다.
좁은 정상에는 작은 표지석이 서 있고 주위에 나무가 많아 조망은 시원하게 트이지 않는다. 북쪽으로 영남알프스의 준봉들이 아득한 하늘금을 그리고, 울산시내 방면은 비교적 잘 보인다.
음습한 통도골
정상에서 내려와 북쪽으로 다운힐 하면 첫 번째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송전탑 관리용으로 얼마 가지 않아 길이 끊어진다. 주능선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대체로 등고선을 따라가다 도라지고개에 도착한다(780m). 여러 갈래의 등산로가 교차해 산악회 리본이 어지럽다. 여기서 능선 따라 계속 북진하면 오룡산(951m)~시살등(981m)을 거쳐 영축산으로 이어진다.
도라지고개(780m). 여기서 배내골 바닥까지 거리 6km, 고도차 550m의 장쾌한 다운힐이 시작된다
이제 ‘에픽 다운힐’이 기다린다. 도라지고개에서 배내골 바닥까지, 길이 6km 고도차 550m의 장대한 다운힐이다. 노면이 거칠건, 멧돼지가 출몰하건 상관없다. 그것들이 방해하기 전에 거침없이 내달릴 것이다.
예상대로 길에는 인적이 아예 없다. 트레킹으로는 너무 길고 지루할 것이고 라이딩으로 업힐하기에도 부담스럽다.
통도골과 만나는 지점(고도 440m). 오른쪽 숲 아래가 바로 계곡이다
한동안 내려가면 영남알프스의 숱한 골짜기 중에 특히 깊고 숲이 울창한 통도골에 이른다. 이름에서 보듯, 산 너머에는 통도사가 있다. 길은 통도골을 따라 고도를 낮춰가다 이윽고 선리 도토정 마을로 내려선다. 여기서 출발지인 배내사거리까지는 5.5km로 도로를 따라 느긋하게 움직이면 된다. 배내골이 너무 깊고 산은 너무 가까이 좁혀들어 지나온 봉우리와 능선, 골짜기는 보이지 않는다. 주행거리 23km, 누적고도는 741m다.
글/사진 김병훈 발행인
신비의 골짜기 배내골. 고산준령으로 둘러싸인, 깊고 길고 단절된 이색지대다
양산 염수봉(816m) 23km